2020년 4월 10일 금요일
신이납니다, 이번주는 왠지 주 52시간을 지키는 모범 근로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페이스라면 오늘 칼퇴를 했을 때 50시간, 저녁 안먹고 8시까지 야근했을 때 52시간 바운더리 안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훌륭합니다.
우리나라 근로시간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통계청 2019 일 가정 양립 지표를 보면 정말 끔찍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어디서나 일 잘하는 선량한 피해자, 착해서 호구되는 케이스들이 많고 나태한 배짱이들, 나갔으면 좋겠는 붙박이들이 많다는 것이 슬픕니다.
제가 인사담당자가 되고 나서 더 뼈저리게 느낀 것은, 승진과 보상은 절대 능력에 비례하지 않고, 승진과 보상이 모든 조직에 대한 노고를 치하해주지도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가지 말았으면 하는 인재는 꼭 나가고, 나갔으면 하는 인간은 끝까지 붙어먹습니다.

사실 오늘 이래 저래 좀 마음이 속상해서, 점심시간에 또 분노의 서칭을 했습니다. 내가 더러워서 공부한다.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하하.
저는 요즘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그래도 통계수치가 비교적 믿을만 한 기관들에 자주 들어가보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여력이 안되면 관련 수치를 넣은 뉴스기사를 참고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선 금융감독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역시나 순매수 동향은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압도적입니다. 거의 모든 물량을 다 받아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유동 자금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묶여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습니다.
거기다 예탁금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순매수 추이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리고 우려했던 것 보다 최근 신용잔고도 줄고 있는 데이터를 마주하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발표한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 추이는 역시나 엄청난 기울기로 우상향 중입니다.
앞서 본 금감원 데이터와 매핑했을 때, 단순 계좌 증가가 아닌 유동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신용매수도 생각보다 비중이 작아서, 향후 급락 조정 등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할 여지도 줄고 바닥예측이 비교적 용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대출규모가 전체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불안요소 입니다.
지난 '20년 1월 이후 전체 은행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 중 주택담보 배출의 비중보다는 은행 기업대출의 규모가 훨씬 크고 비중도 넓습니다. 단순히 수치로만 분석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의 자료들을 엮어보면 작은 소결론(소 가정?) 정도를 내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개인은 보유하고 있던 대부분의 유동자금을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기에?) 주가 폭락 이후 주식시장에 몰아 넣고 있으며, 이는 지난 2~3번의 경제위기 그리고 비트코인 사태로 장기 우상향에 대한 교육 및 기대심리가 반영되어 있음
2. 생각보다 이 규모가 엄청 크고, 신용매수도 작기 때문에 예전의 행태와는 차별점이 분명 존재함(물론 사견으로는 아직도 리크스가 높은 무차별 투자가 많다고 봄 - 이전보다는 똑똑해졌지만)
3. 그러나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방위 산업이 업황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엄청난 리스크 내포라는 점을 염두해야함. -> 향후 IMF와 유사하게 일부 붕괴는 연쇄부도 등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고, 대부분 개인이 근로자(급여)임을 감안할 때 -> 기업의 붕괴, 즉 꾸준한 소득인 근로소득, 월급이 일부 중단 혹은 연체(체불) 되는 순간 -> 유동자금이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신용경색까지 갈 수 있음
이것도 직업병인지, 예전에는 개인적 선호에서 출발해 바텀업 방식의 가치투자를 즐겨했는데, 요즘 실무에서 데이터를 엄청 다루다보니 숫자에서 비롯되는 방식으로 사고가 바뀌는 듯 합니다. 원래부터 재무제표는 꼼꼼하게 보는 스타일이라 요즘은 거시지표를 많이 찾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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